한라산 (2025 0623)
한 달 전부터 노려보던 한라산을 드디어 다녀왔다.
1. 한라산 가기 전 준비사항
1.1 코스 확인 및 통제 시간 체크
관음사/성판악 모두 9~10km 정도 거리에, 보통 등산객 기준 4~5시간 정도 소요된다. 1박으로 갈지, 무박으로 갈지에 따라서 등산 시간을 가늠해 보고, 통제시간을 확인해서 출발 시간을 정해야 한다.
관음사 코스는 북쪽 빨간색 코스고 상대적으로 조금 짧은 대신에 막바지에 좀 더 가파른 거 같고, 동쪽 연두색으로 보이는 성판악 코스는 정산 근처 조망이 아주 뛰어나다. 그래서 나는 관음사 코스로 올라서 성판악 코스로 하산했다.
1.2 비행기 예약
나는 아고다 어플을 통해서 예약했고, 당연히 미리 예약하면 할인이 많이 되지만, 워낙 한라산 날씨 변화가 심해서 자주 들어가 보고 체크해 보는 게 좋다. 요즘 비행기 탈 때 보조배터리는 본인이 지퍼백 같은데 담아서 들고 타야 한다. 일찍 공항에 가서 해당 비행기 업체 직원분께 확인받는 게 좋다.
1.3. 한라산탐방 예약
아래 홈페이지 들어가서 시작하려는 코스별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한라산탐방 예약시스템
탐방로 선택 성판악 코스 관음사 코스
visithalla.jeju.go.kr
2. 제주 한라산 여행 후기 고고
전날 팔봉산을 다녀와서 청주 공항으로 달려갔다.
보조 배터리가 혹시나 모자랄까 싶어서 공항 편의점에서 추가로 하나 더 구매했고, 하나씩 지퍼백에 담아서 직접 휴대해서 들어갔다.
오랜만이다. 제주.
거의 10년 만인가?
저기 보이는 게 한라산인가?
생각보다 낮아 보이는데... 맞나?
맞구나. 그래 저게 제주도 한라산이야.
제주 맛집 오쿠다 공항점 (2025 0622)
제주도 한라산을 가려고 찾은 여행길에 뜻하지 않게, 좋은 사장님과 맛집 메뉴를 알게 돼서 기록을 남겨본다. 공항에서 음식점까지는 약 2km 거리 성인 남자 걸음으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2002ych.tistory.com
별도 후기에 적은 것처럼 숙소 가는 길에 맛집 들러서 저녁도 해결하고 좋은 인연으로 형님도 알게 됐다. ^^
아고다 앱을 통해서 가는 비행기와 숙소 합쳐서 5만 원에 예약했는데, 해당 숙소 올림피아 모텔은 공항 터미널 바로 앞에 있었다.
담배 냄새 안나는 방으로 부탁해서 배정받았고, 10시 반쯤 잠들었다.
일찍 일어나서 숙소 바로 아래 편의점에서 물을 샀고, 나와서 카카오 택시를 타고 12,000원인가 결제하고 관음사 탐방센터에 왔다.
들어가려면 예약 QR코드를 보여주고 확인 받아야 한다.
이제 가려고 하는데. 윽.
스틱 한쪽이 펴지질 않네.
헐~~~
그동안 한 세달 잘 써왔는데... 헐헐헐.
어제는 스틱 없이 팔봉산을 다녀와서 몰랐구나. ㅜㅜ
어쩔 수 없지.
하나라도 되는 게 어디냐.
좋게 생각하자. 고고고
5시 45분.
드디어 등산을 시작한다.
5-3이라는 숫자가 보이는데, 저게 계속 늘어난다. 30 하고 더 됐던 거로 기억하는데, 이게 9km가 넘으니까 대략 300미터마다 있는 건가 싶었다.
예뻐서 잠시 멈추게 된다.
6시 27분.
대략 40분 정도 쉼 없이 걸어왔구나.
가파른 계단을 앞두고 잠시 가방을 내려놓고서 수분 보충도 하고, 호흡을 고른다.
탐라계곡이라고 쓰인 이정표가 있는 이곳에서 몇 분이 쉬고 계신다.
여기 화장실도 있다고.
난 굳이 안 쉬어도 될 거 같다. 고고.
6시 43분.
등산한 지 대략 1시간 됐다.
트랭글에서 내 평속이 4km가 넘는다고 알려준다. 오... 하긴 아주 심하게 경사가 가파르거나 그런 길은 없었다.
그냥 길다.
사진에는 다 표현이 되지 않지만, 이렇게 해가 뜬 직후 시간에 산에 있으면, 나무들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정말~ 기분 좋아지게 해주는 묘약 같기도 하다.
7시다.
그래 여기선 좀 쉬었다 가자.
7시 30분.
무슨 대피소였더라.
화장실이 있는 삼각봉 대피소였다.
이제 위로 하늘이 보이는구나.
저기가 백록담인가??
하늘 예쁘네.
장마 전선이 잠시 아래로 내려간 사이에 아주 때맞춰서 잘 왔다.
위에 뭐가 있나~
헬기장이구나.
이제 눈높이가 같아졌네.
아 좋다~
영차영차~ 또 가보자~
정상석은 어디지?
8시 30분.
정상에 도착했다.
2시간 40분 정도 걸렸구나.
중학교 때 보이스카웃에서 제주도 와서 이런 모습을 본 기억이 나는데, 그때 본 게 백록담인지 잘 모르겠네.
그 어린 나이에 여기까지 오진 않았을 거 같은데... 흠흠흠... 아마 어디 오름 아니었을까 싶다.
벌써 30년이 넘은 시간이네.
내 딸이 고등학생이니... 크
좋구나~
성판악으로 내려가는 길인데... 내려가기가 싫다. 그냥 더 있자.
멀리 성산 일출봉이 어딘지 알겠다.
언제 또 오겠어.
그래 한라산 인증서가 있다고 들었다.
홈페이지 들어가서 신청하자.
10시다.
정상에서 한 시간 반을 있었네.
내가 어디 정상에서 이렇게 오래 있어본 적이 없는데... ㅋㅋ
좋았어. 정말 좋았거든.
이제 슬슬 내려가야겠지?
잘 있어~
안녕~
왜 유투버 제이썬님이 성판악으로 하산하라고 했는지 알겠다.
올라오면서 뒤돌아보는 것보다는 내려가면서 이렇게 앞 조망을 즐기면서 내려갈 수가 있네.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질 않네. ㅎㅎㅎ
10시 39분.
진달래밭 안내소에 도착했다.
성판악 코스가 관음사 코스보다 더 길다는 걸 여기서 알았다.
11시 27분.
속밭 대피소 도착.
12시 13분.
다 왔구나~
정상에선 1시간 30분 정도 있었고, 다른 데선 특별히 10분 넘게 쉰 곳은 없었던 거 같다.
100대 명산 피날레를 지리산 종주로 잠시 생각해 봤지만, 지금 내 발바닥 컨디션을 보니 소백산 때나 여기 한라산 때나 20km가 딱 한계인 거 같다. 아쉽네.
1000원 내고 인증서 받았다.
지금 시각은 12시 20분.
주차장 건너 버스 정류장 가서, 여기 나온 시간표와 핸드폰 어플 통해서 택시가 나을지 버스가 나을지 가늠해 봤다.
돌아가는 비행기는 오후 5시 반이다. 생각보다 일찍 내려왔으니 버스 타고 목욕탕으로 가자.
예정 시간보다 일찍 종점인 제주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길 건너 여긴 바로 어제 내가 숙소 묵었던 곳이지.
8천 원 내고 목욕탕 가서 개운하게 씻고 옷도 싹 갈아입고 나왔다.
어제 자기 전에 날씨 확인했을 땐 오후 1시부터 빗방울이었는데, 지금 보니 저녁부터네.
저 위에는 은근히 먹구름인가.
아주 기가 막히게 치고 빠져나오길 잘했네.
택시비 아낀 걸로 맛있는 거 먹자.
맛있게 잘 먹고 갑니다~
어제 왔던 길 빽해서 역시 걸어간다.
언제 또 올까.
글쎄~
p.s.
하산 도중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탄탄스틱에 전화해 봤는데, 아주아주 친절하게 응대를 해주셨다. 그동안 쿠팡에서 사고, 회사 복지몰에서 사고... 5~6개의 스틱을 샀었고 죄다 오래 버텨내질 못했었다. 올해 3월에 구매한 탄탄스틱도 그동안 대략 3개월간 20개 넘는 등산 기간 그나마 잘 버틴 건가 싶었었는데, 이렇게 바로 교환을 해주신다고 하니... 정말 대표님이 자부심과 자존심이 있으시구나 싶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믿고 잘 쓰겠습니다. ^^
사실 올초까지만 해도 막연하게 언제 가겠지 했고, 100대 명산 인증 85개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은근히 부담이 됐던 게 한라산이었다.
마지막 피날레로도 생각했었는데, 워낙 날씨 맞추기가 쉽지 않아서 고민하다가, 토요일에 봤을 때 마침 월요일 오전에 해가 뜨길래, 1박으로 다녀오자 했는데, 그렇게 하길 정말 잘한 거 같다.
그것도 나 혼자 청주 공항을 통해서라니. 크
무박이든 1박이든 이렇게 쉽게 큰돈 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는 거였구나.
날씨는 어쩔 수 없는 거고 결국 내 마음이 문제인 거였네.
작년에 이 사실을 알려줬었던 보고 싶은 친구에게 감사... 또 감사... ^^
혼자서 수많은 산을 다니면서 이렇게 단순히 좋아서, 정상에 오래 있어본 적은 없었다.
그만큼 정상은 황홀했고, 최고였다.
이렇게 글 쓰는 동안 어제 저녁먹은 후기 문자로 보내드렸더니 바로 또 어제 형님한테서 전화도 오네. 그냥 다 신기하고 감사하고~^^
아무튼 어제오늘...
모든 게 감사하고 고맙고 또 다행이었고~ 아주 여행다운 여행이었고, 사고 없이 큰 탈 없이 무사히 잘 다녀왔다.
그리고 지금 당장 제일 좋은 건, 내일도 휴가라서 그냥 푹 쉴 수 있다는 거. ㅋㅋ
내일까지 휴가 내길 잘했네.
이번 주말은 일해야 되니까 또 잘 쉬고~ 이제 다음 등산은 7월이구나~~
올 상반기 수고했다.
잘했다. 애썼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