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첫날, 딸아이와 계곡이나 수상레저 스포츠를 즐기려고 여러 가지 일정을 짜놨는데, 막상 공주님은 공연 준비 하다가 삐끗한 발목이 시원찮다고 실내에서 많이 움직이지 않는 걸 하고 싶단다.
INFJ 아빠로서 미리미리 준비하는 J 성향의 아빠라지만 요즘 너무너무~ 바빠서 더 준비하진 못했는데, 문득 몇 주 전에 딸아이가 슬쩍 꺼냈던 말이 떠올라서 서울 동대문에서 하는 헬로키티는 어떠냐고 넌지시 물어봤더니 바로 흔쾌히 콜!~ 을 외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뮤지엄 - 네이버 지도 (naver.com)
입구는 M1
주차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동대문DDP) 지하에 가능하고, 이왕이면 B2에 주차하는 게 좋다.
네이버에서 예매시 어른 하나, 청소년 하나해서 둘이 35,000원이다. 흐미~
우리 엄마 아버지 같았으면 아마 절대로 티켓을 못 사셨을 거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고 해야지. 사실 일본 캐릭터인 것도 그다지 썩 내키진 않지만 그래도 머 돈 벌어서 아이랑 이런 데 쓰라고 돈 버는 거 아니겠나.
지금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춘기 딸이랑 최대한 관계를 개선하고 어떻게든 끈을 이어가야만 한다고 생각하니까... 40대 남자 나 하나뿐인 것도 머 전혀 눈치 볼 것도 없고, 그냥 딸아이가 좋아하고 해맑게 웃기 시작하면서 점점 친구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얘기도 털어놓고 하니까 백만 불짜리 웃음이 따로 없다 생각이 든다.
입장하고 처음 얼마 동안은 사진을 못 찍게 하고, 제일 핵심적인 부분을 지나고 난 뒤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준다.
온통 핑크 아니면 딸기색이다.
나는 키티 외에는 그냥 만화 캐릭터인가~ 싶었는데, 딸아이는 뭐가 뭔지 이미 줄줄이 꿰고 나한테 얘기해주는데, 순간 딸이 아니라 여기서 알바하는 가이드인 줄 알았다.
아 남자 어른이 있네!
보니까 아주 어린 딸아이를 데리고 오셨다. 그래 나도 예전엔 그랬지. 저 분도 아마 10년~15년 뒤에는 내 모습이지 않을까.
우리 딸 뿐만 아니라 입장한 여러 여성분들에게서 나오는 감탄사들이 계속 내 귀에 들린다. 우와~~ 어머~~~ 우와 이것 좀 봐~~~ 어머머~~~ 이야~~~ 대박~~ 이것 좀 봐~~ 흡사 아이돌 팬미팅 같다.
나 어릴 때는 일본에게 경제, 문화적인 열등감 같은 게 있었던 거 같은데, 요즘은 전혀 그렇지가 않은 거 같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키티가 일본 캐릭터이긴 하지만 10~20년 전보다는 조금 편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보게 되는 거 같다.
아이들에겐 마냥 좋고, 어른들에겐 공포를 심어주는 기념품 샵이다.
최대한 혼자 아이쇼핑 하게 놔두고 뭘 좋아하나 살펴보다가, 적당히 눈치껏 알아서 몇 개 골라줬다.
우리 공주님 아주 입이 귀에 걸리셨다.
한창 애기 같고 어린애 같던 딸애가 어느새 숙녀가 되어 가고 있다. 자꾸 서먹서먹해지고 대화도 길에 이어가기 쉽지 않을 때도 많은데, 그래도 또 이렇게 맛있는 거 먹고 아이가 좋아하는 거 같이 봐주고 하니까 또 많이 가까워진 거 같다.
아빠는 맨날맨날 바쁘고 그날이 그날 같지만, 아이는 하루하루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고 또 다른 친구도 만나고 그러니까... 예민한 이 시기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아빠가 같이 공감해 주고 지지해 주고 믿어주고 또 이렇게 같이 웃어줘야지~~
어쩌다 한 번 두 번인데~~
이렇게 같이 웃고 그러려고 돈버는 거 아니겠나~ 몇 년 안 있으면 또 품을 벗어날 시기도 오겠지...
여하튼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보자꾸나~~~
아가 아빠가 많이많이 사랑한다~~
'국내여행 > 2023~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방치 스카이워크 & 법흥계곡 (2024 0730) (0) | 2024.08.01 |
---|---|
아르떼뮤지엄 강릉 (2024 0730) (3) | 2024.08.01 |
설화산 (2024 0721) (0) | 2024.07.21 |
수락산 (2024 0714) (1) | 2024.07.14 |
천성산 (2024 0707) (3) | 2024.07.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