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안내산악회를 이용해서 처음으로 지리산 국립공원에, 안내산악회인 신사산악회를 통해서 다녀왔습니다.
1. 등산 코스
제가 다녀온 코스는
성삼재~노고단고개~돼지령~임걸령~노루목~반야봉~화개재~뱀사골계곡~반선주차장 입니다.
코스 자체는 어려운 코스는 아닙니다. 특히 노루목까지는 크게 어려움 없는 완만한 능선 코스입니다.
코스내 어렵다고 보이는 어둡고 짙은 색 구간은 노루목에서 반야봉, 그리고 삼도봉에서 화개재까지 입니다.
다만 산악회 버스를 이용하다 보니 시간 압박이 있는 코스입니다.
산행 대장님 말씀대로 무박 코스로 온다면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코스라고 생각합니다.
2. 트랭글 기록
안내산악회를 이용한 데다, 특별히 오늘 코스는 시간과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역대 등산 다녀본 중에 가장 빠르게 산행한 기록입니다.
저는 반야봉도 가야겠고, 계곡에도 들어가고 싶었기에 엄청 빠르게 움직였긴 했지만, 다른 분들께는 이렇게 빠른 속도 산행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처음 가보는 데다, 미리 코스 숙지가 완벽하게 안돼 있다 보니 급하게 움직였습니다.
원래 산행은 즐기면서 좀 느긋하게 해야 되는데,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진 후기 시작합니다. (사진 엄청나게 많음)
3. 천안삼거리 휴게소 ~ 망향 휴게소
06:30 ~ 07:30 (약 1시간)
올해 처음으로 천안에서 안내산악회를 이용했습니다.
사전에 신사산악회 게시판에 탑승지 문의해서 확인을 받았습니다.
안내산악회 이용방법은 별도로 게시글을 작성해서 아래 링크로 공유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2002ych/223194392769
천안아산에서 안내산악회 이용하기 (23.08.26)
작년에 천안아산에서 안내산악회 이용하기로 글을 올린 뒤에, 서울에서 경기/강원으로 안내산악회 이용해서...
blog.naver.com
천안삼거리 휴게소에서 버스 두 번 타고, 대략 1시간이 걸려서 망향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보통 서울에서 출발한 산악회 버스는 8시 ~ 8시 10분 사이에 옵니다.
오늘 8시 8분에 도착한 버스는 이번에는 저만 태우고 가는 게 아니라, 모든 승객분들이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간다고 하셨습니다.
역시 이번에도 자리에 앉고 보니, 선수분들로 가득 찼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다른 분들에게 피해 안 가게 낙오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
8시 15분에 버스가 출발하면서 산행 대장님이 성삼재 휴게소까지 다른 휴게소 들르지 않고, 바로 간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몇 번 산악회 버스를 이용하면서 보면 여기 망향휴게소에 들른다는 게 산행 시작 시간을 5분 10분이라도 늦춰질 수 있게 만드는 거고, 또 그러면 서울 복귀 시간을 늦출 수 있게 만드는 거라서 다른 승객분들에게는 죄송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태워주셔서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이용합니다. ^^
4. 성삼재 휴게소 ~ 노고단 고개
11:10 ~ 11:55 (45분)
산행 대장님께서 내리기 전에 코스 브리핑을 해주십니다.
성삼재 휴게소 도착 마지노선으로 잡았던 시간보다는 버스가 조금 일찍 도착해서, 11시 10분에 산행 시작을 하게 됐는데, 12시에 노고단 고개를 통과하지 못하면 입장이 안되니, 노고단만 보고 다시 성삼재휴게소로 오시던가 아니면 다른 우회 코스를 이용하시라고 설명해 주십니다.
동강 백운산 산행 때도 뵀던 Opro수석알엠이라는 대장님인데, 전문가로서 산에 대한 지식과 경험도 아주 많고 유머와 자상함도 있는 분 같았습니다.
대장님을 보면서 무엇보다 조직의 리더는 똑똑해야 되고, 빠른 판단력과 실행력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재확인합니다.
성삼재 휴게소입니다.
산행 대장님 지시대로 버스에서부터 기본 등산 채비를 다 갖춘 채로 내렸고, 바로 등산을 시작합니다.
항상 느끼지만 안내산악회 이용해서 등산 시작하면, 이 분들이 등산객들인지 강철 부대 대원들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샤샤샥 어찌나 빠르게 움직이시는지... 아마 올림픽에 등산 종목이 있다면, 오늘 오신 분들은 국가대표 하고 은퇴하셨거나 국가대표 상비군이나 예비군... 머 그런 분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그냥 구경하는 깍두기 입니다. ^^
노고단 고개까지 2.6km는 완만한 트래킹 수준으로 한 시간 남짓이라고 이웃님 블로그에서 확인했었는데, 오늘은 50분에 주파해야 합니다.
여기 화장실이 있고, 노고단 고개 가기 전에 화장실이 또 있습니다.
우회길(편안한 길)이 있는데, 당연히 빠른 계단 지름길을 선택합니다.
물소리가 좋습니다.
잠깐 사진 찍는 사이 후다닥 많은 분들이 지나갑니다.
11시 38분,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해서 마지막 화장실에 들릅니다.
사진에서 11시 방향으로 노고단 고개 바로 가는 길은 공사 중이라 우회해야 합니다.
저도 혹시나 싶어서 노고단 정상 예약을 하고 왔는데, 12시에 노고단 고개를 통과 하려면 노고단 정상은 포기해야 합니다.
오기전에는 노고단 정상 보고 반야봉 정상 보고 원점회귀 할 생각이었는데, 제가 코스 숙지를 제대로 못한거였습니다.
대신 버스에서 옆자리 분 께서 뱀사골 계곡이 아주 좋다고 추천하시기도 했고, 여름 마지막 산행으로 계곡에 들어가보자고 마음 먹고 열심히 따라가보자 다짐했습니다.
네이버 렌즈로 확인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촉박합니다.
11시 53분, 노고단 고개에 도착했습니다.
사진 1시 방향이 노고단 정상 가는 길이고, 9시 방향이 노고단 고개 통과하는 곳입니다.
12시가 넘으면 고개 통과를 막는다고 방송이 나옵니다.
주변 사진을 찍다가 11시 58분, 저도 고개를 통과합니다.
5. 노고단 고개 ~ 반야봉
11:58 ~ 13:55 (약 2시간)
버스에서 산행 대장님께서 반야봉까지 3시간을 랩타임 목표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복귀하는 버스가 서울에 도착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무작정 시간을 많이 줄 수 없으니, 혹시나 여력이 안되면 반야봉을 포기하고 바로 삼도봉으로 가라고도 안내해 주셨습니다.
저도 뱀사골 계곡 입수를 생각하면서, 반야봉 2시까지를 목표로 부지런히 가봅니다.
계속해서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잠깐 나온 조망터에서 산그리메를 감상합니다.
1,370m 돼지령입니다.
네이버 렌즈는 쿠페아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상해서 돌아와서 다시 찾아보니 이질풀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산행 중에 제일 많이 본 꽃입니다.
12시 43분, 노고단 고개에서 43분 남짓...
이제 피아골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여기 임걸령에서 식수 보충을 하면 된다고 들었는데, 줄도 길고 가져온 음료수가 충분해서 구경만 하고 지나갑니다.
샘을 지나서 힘겨운 오르막을 지나오니 임걸령 이정표와 쉼터가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어르신께서 주시는 막걸리가 어찌나 시원하고 달콤하던지...
잘 먹고 기운 내서 또 한 껏 속도를 높여봅니다.
12시 50분, 반야봉까지는 2km 남았습니다.
이런 정도 난이도면
빠르게 가면 1시간이면 될 것 같습니다.
천왕봉 이정표 따라갑니다.
1,480m 노루목에 도착했습니다.
반야봉까지는 1km 남았습니다.
반야봉 삼거리입니다.
이제 8백 미터 남았네요.
다른 분들처럼 저도 여기다 가방을 놓고 갑니다.
힘들기도 하고 신기해서 꽃 사진 찍으며 멈춰있는데, 바로 뒤에서 오시던 아저씨께서 쓰윽 얼굴을 들이미십니다.
여기도 예쁜 꽃 있는데~~ 하시면서 웃으시는데~~ 그 순박한 웃음에 저도 모르게 활짝 웃음이 납니다.
먼저 가시라고 했는데, 본인도 힘들어서 쉬어간다고 저를 앞세워 주십니다.
그런데 슬슬 제 다리 근육에서 신호가 옵니다.
아오~ 오른쪽 종아리 근육에서 쥐가 날 것 같습니다.
평소보다 산행 속도를 빠르게 높인 채로 계속 왔더니 근육에 무리가 왔나 봅니다.
양쪽 종아리에 쥐가 날 거 같고,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이 사진 찍고 옆에 쉼터 벤치에 걸터앉았습니다.
에너지겔을 먹으려는데, 아까 그 창원 아재께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 옆에 앉으십니다.
어디 안 좋냐길래 종아리에 쥐가 올라온다고 했더니, 그러면 이거 근육 이완제라고 두 알 줄 테니 같이 먹으라고 하십니다.
어찌나 고맙던지요.
산행하면서 먹을 거나 음료수 나눠드린 적은 있었지만, 막상 제가 이렇게 도움을 받으니 정말 정말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아저씨 저도 앞으로는 비상 상비약 챙겨서 다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근육 이완제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조금 쉬다가 꽃 사진 찍으면서 슬슬 정상을 향해 가봅니다.
13시 55분, 드디어 반야봉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삼도봉을 향해 갑니다.
6. 반야봉 ~ 삼도봉
14:03 ~ 14:32 (약 30분)
쥐 난다고 아까 쉬던 벤치입니다.
근육 이완제가 없었다면, 구급함에서 맨소래담이라도 이용해야 하나 일단 전화해 볼까 살짝 고민했었는데, 창원 아재 덕분에 위기를 넘겼습니다.
고맙습니다.
반야봉 삼거리에 내려와서 천왕봉 방향으로 갑니다.
민주지산에도 삼도봉이 있었는데, 여기에도 있네요. 세 개의 도가 만난다는 삼도봉입니다.
잠시 쉬다가 이제 본격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7. 삼도봉 ~ 화개재
14:38 ~ 14:52 (약 15분)
와우... 편안한 나무 데크길이 반갑습니다.
내려가는 길이 9.2km 남았습니다.
다른 등산객들 대화 중에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평지에서 시속 4km 사람 평균 속도인데....
내려가는 길이 빠르긴 하겠지만... 계곡길이 과연 그 속도를 허락해 줄지...
그간의 경험으로 보면...
저는 택도 없겠다는 생각이 스쳐갑니다.
8. 화개재 ~ 뱀사골 계곡 (하산)
14:52 ~ 17:10 (약 2시간 20분)
산행 대장님이 버스에서 일러주기를, 카페에서 산행 7시간 30분 공지라고 했으니, 11시 10분에 시작해서 18:40에 버스 출발한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어림잡아 3시니까 5시까지 내려가다가 계곡에서 시간 보낼지... 아니면 밥을 먹을지 이따 가서 생각하기로 하고 다 속도를 내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계곡 너덜길이 발목 인대를 시험합니다.
금세 계곡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엣 소금 상인들이 하동 화개장터에서 화개재를 넘어오다 소금짐이 소에 빠져 간장이 되었다는 이야기와 이 소의 물을 마시면 간장까지 시원해진다는 이야기 등이 전해져 오는 간장소입니다.
15:43, 50분 정도 부지런히 왔는데, 아직 6.4km 남았습니다.
해발 841m입니다.
엄청난 물살의 계곡과 예쁜 소들이 계속 나옵니다.
정말 끝도 없이 멋진 계곡이 이어지는데, 물살이 너무 빨라서 물고기들이 많이 못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빨리 내려오는 동안 발목이 겹질리거나 삐지 않도록 계속해서 시선을 아래쪽에 두면서 왔습니다.
여기는 등산화 완전 진짜~~필수 코스입니다.
중간중간 들어가 보고 싶은 곳도 많았지만 아직 가야 할 거리가 너무 많이 남기도 했고, 물살이 거센 곳이 대부분이라서 사진만 찍고 빠르게 빠르게 하산했습니다.
버스에서 후기 찾다가 와운마을, 천년송 방향으로 다녀온 글을 잠깐 봤는데, 차마 거기까지 다녀올 엄두는 나지 않았습니다.
16::36. 빨리 내려왔으니 계곡 하류에 들어갈 여유는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천년송은 포기하고 뱀사골 신선길이라고 안내돼 있는 계곡길을 따라 계속해서 빠르게 하산합니다.
물에 들어간 사람들이 보입니다.
저도 슬슬 들어갈 포인트를 찾아봅니다.
어어어~ 조금 더 내려가자 하다가 계곡 들어갈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다 왔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올라갈 힘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냥 식당 가서 밥이나 먹을까... 하고 계속 내려갑니다.
다리 건너는데 우측 편으로 멀리 사람들이 보입니다.
오 예~~
저도 저쯤 들어가면 되겠다 생각합니다.
저도 밧줄을 잡고 내려갑니다.
이제 트랭글은 종료하고, 본격적으로 물에 들어가 봅니다.
처음에는 앉아만 있습니다.
부어오른 다리 근육들이 쏴~~ 풀리는 기분입니다.
그러다가...
그냥 누웠습니다.
아 시원합니다.
그냥 다 좋습니다.
경치도 끝내줍니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누워서 하늘을 보는데, 문득 오늘이 2023년 여름의 마지막 산행이구나~
다음주 산에 가면 가을이구나~
오늘이 계절의 변곡점이구나 싶었습니다.
9. 식당 ~ 천안 삼거리 휴게소 복귀
한참을 물에 있다 나와서 식당으로 갑니다.
1인분은 산채비빔밥이나 된장찌개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9천원의 행복입니다.
그냥 다 꿀맛입니다.
주인아주머니께 반선 주차장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니 여기서 쭉 더 내려가면 된다고 하십니다.
내려가는데 오른쪽으로 이렇게 계곡 내려가는 길이 또 보입니다.
계곡 위로 그늘막도 있습니다.
반선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돌아갈 버스가 반갑습니다.
다른 산악회에서 낙오하신 두 분과 함께 버스는 정확하게 6시 41분에 출발합니다.
대장님께서 시간이 늦었으니, 올라가는 길에 천안 삼거리 휴게소까지 다른데 안 들르고 다이렉트로 가신다고 합니다.
역시 깔끔하십니다. ^^
9시에 천안 삼거리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열린 문을 열고 가서 차를 회수해서 돌아갑니다.
후우~~~
오늘 하루도 산에서 계곡에서 시간 잘 보내고 왔습니다. ^^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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