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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3~2024

덕유산 육구종주 (2024 0504)

by 오뚝이 명견 2024.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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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3대 종주 중 하나인

덕유산 육구 종주를 다녀왔습니다.

(w/네이버 천안아산 밴드 어쩌다 산악회)

 


1. 가기 전에 본 도움 된 유튜브

https://youtu.be/SQ231G0xQPk?si=R1RiSpS5w8jFKDgg

https://youtu.be/cTh1D9zxzTk?si=ZC6P4R6GCY6egBDh

 

 

 

 

출처 : 유투브_함께 떠나는 일출산악회

들머리~서봉까지가 가장 힘들다고. 

 


2. 기록 (트랭글)

 

 

 

 


3. 사진 일기 

1년 전만 해도 종주는 누가 너도 나중에 언젠가 종주할 거냐고 물어보면 그거는 인간계가 아닌 저 너머 위 다른 세상 사람들 얘기라고 하면서 나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는다고 했었다.

 

사실 그보다 예전에는 굳이 내려올 거 뭐 하러 힘들게 산에 올라가냐고 했던 사람이 나였다. 

100대 명산도 굳이 그거 왜 하냐고 했었는데... 정말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이다. ㅋㅋ

 

아무튼 올 초만 해도 종주는 내 계획에 없었는데 4월에 회사 걷기 챌린지 하면서 스스로 놀라는 바람에, 이렇게 덕유산 종주를 신청하고 다녀오게 되었다.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밤에 

버스 타고 나눠 받은 김밥

아 예쁘고 맛도 있네~ 감사 감사~

토요일 새벽 3시 육십령.

 

 

자 가봅시다 ~~ 고고고~

캄캄한 밤

반딧불 같은 랜턴 불빛들이 

줄줄이 이어진 채로 시작했는데

다들 선수들만 오셨나

왜 이리 걸음들이 빠른지... 와...

 

출처 : 유투브_Naive Hiking Club

안 그래도 할미봉까지와 서봉까지 초반 코스가 꽤 힘 빼는 구간이라고 사전에 알아봤는데... 야... 진짜 다들 엄청 빠르시네.

 

3시 55분.

등산 시작한 지 50분.

할미봉에 도착했다. 

 

그저 앞사람들 따라가다 보니

원래 내 페이스보다는

10~20분 정도 더 빠르게 온 것 같다. 

 

5시 10분. 

슬슬 동이 트기 시작하나 보다. 

오늘 일출은 어디서 맞이하려나...

그런데 우리 일행들도 그렇고 다른 데서 오신 분들도 그렇고 다들 정말 선수들만 오셨나 보다. 와... 정말 다들 빠르다 빨라. 

 

아 그래도 이렇게 잠깐 숨 고르면서 경치 구경하니 좋구나 좋아~

트랭글에 나오는 삼자봉에 도착했다.

저 위에 보이는 데가 서봉일까.

 

5시 13분. 해가 이미 뜨는 걸까...

5시 32분.

해는 이미 뜬 거 같고...

꼭대기는 아니더라도 산에서 맞이하는 이 시간 참 좋다 좋아~

 

 

삼자봉에서 봤던 봉우리는 진작에 지났고 계속해서 더 가야 한다. 

 

아따 바람 세네~

다시 봐도 멋지네.

 

뒤돌아서 찰칵~

와 내가 저기를 다 지나온 거구나 캬~

 

5시 42분.

해 뜨는 방향으로 고고고

저 위가 서봉인가 보다. 

5시 45분.

육십령에서 2시간 40분 걸려서 7.3km 왔다. 

 

1,492m 서봉이다.

싸이의 노래가 생각난다. 

예술이야~

 

이 시간 산에 온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기분을 만끽한다. 

 

이제 남덕유산을 향해 가보자~

서봉에서 0.8km, 15~20분 정도 왔나

남덕유산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삿갓재 대피소로 갈 수도 있는 갈림길이 나왔다. 

 

나는 다시 여기로 내려와도 된다는 어르신 말씀을 듣고 바로 배낭을 벗어버리고 올라갔다.

갑자기 어찌나 내 몸이 가볍던지 ㅋㅋ 

 

나중에 보니까 중간지점에서 삿갓재 대피소로 빠지는 길이 또 나오던데 배낭이 무겁다면 나처럼 애초에 300미터 아래지점에 놔두고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다. 

 

 

 6시 25분. 

1,507m 남덕유산에 도착했다.

정상을 다녀와서 정상 아래 100미터 지점 갈림길에 도착해서 찰칵~~

나는 배낭 가지러 다시 아까 그곳으로 간다.

 

남덕유산까지 찍고 나니까 평소 다른 산행 같았으면 이제 하산하면 될 거 같은 기분이 드는데...동엽령은 9.5km 남았다. 

 

 

나는 우리 일행을 누가 누군지를 모르기도 했고, 내가 거의 맨 끝에서 시작해서 언제 어디서 따라잡고 따라 잡히고 한 지 몰라서 계속해서 혼자 산행 중이다. 

 

그 와중에 다른 산악회 분들도 꽤 많이 오셔서 산행 중에 사람들은 계속 만날 수 있었다. 

 

삿갓재 대피소를 향해 앞으로 앞으로 가야 할 길~

 

저기 끝에 보이는 안테나 같은 데가 뭐가 있는 곳인가 보다. 

 

7시 30분.

슬슬 기온이 높아지는 거 같다.

 

남덕유산에서 2.6km 왔고, 대피소까지는 1.7km 남았다. 

7시 40분.

덕유산 정상 향적봉 이정표가 처음 나왔다. 남은 거리는 12km.

 

육십령에서는 10.9km 왔구나.

아... 그러면 아직 반도 못 온 거네...

와......

 

 

삿갓봉까지는 0.3km

가방을 놓고 갈까 잠시 고민했다가 이번에는 그냥 짊어지고 가기로 한다. 

삿갓봉은 인증하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들러보기로 한다. 

살면서 언제 또 와보겠나. 

 

7시 55분. 1418m 삿갓봉 도착~

 

 

인증하는 게 없다고 안 들르면 섭섭할 일품 조망이다. 

 

여기서 스틱 놔두고 50미터 정도 내려가다가 아차 싶어서 스틱 가지러 다시 삿갓봉을 다녀왔다.

 

아마 여기서부터 슬슬 정신이 나가기 시작했나 보다.  ㅋㅋㅋ

 

8시 10분. 이정표에 무룡산이 등장했다.

2.6km 가야 되는구나. 

 

 

8시 20분. 

등산 시작한 지 5시간 15분 만에 드디어 삿갓재 대피소에 도착했다.

가져온 에너지겔과 포도당 캔디, 이온음료 등등 잘 챙겨 오긴 했지만 더워지는 기온을 생각하면 이때 생수를 샀어야 했는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대피소에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바로 지나치고 다음 쉴 곳을 찾아가 본다. 

 

아 진짜 꿀맛이었다. 

 

덤벼드는 날벌레들 스프레이 벌레퇴치약 뿌려놓고서 잠깐이지만 제대로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다 먹고 나서 산행 끝까지 라면냄새나고 부피 큰 쓰레기봉투를 배낭 안에 넣고 다니다 보니 다음부터는 장거리 산행 때 핫앤쿡은 그냥 안 가져오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고고고~~~

 

 

계속해서 산행하는 내내 오른쪽 방향으론 중간중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었다. 

 

8시 55분.

새벽에 서봉 근처에는 바람이 차가웠는데 이제는 너무 덥다 더워.

 

모자에 햇빛 가리개 선글라스까지 장착하고 선크림 제대로 다시 바르고 고고고

 

 

9시 10분. 

오른쪽 다리에 살짝 쥐가 날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선제적으로 근육이완제를 먹었다.

이제 무룡산은 0.9km 남았다. 

무룡산까지 가는 길이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닌데 산행한 지 6시간이 넘어가다 보니 몸이 많이 무겁게 느껴진다. 

처음 보는 아이템이다. 

와우. 저런 우산 아니 양산도 있구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 딱 바람이 멈추는 지점에서는 그렇게 더울 수가 없었다. 

 

 

저 위에 가면 뭐가 뿅 하고 나오려나?

무룡산 정상은 아직 아니겠지?

 

 

여기 종주산행은 정말 훼이크가 많다. 

봉우리를 넘고 또 넘고...

 

대신해서 좋은 날씨와 높은 고도가 주는 일품 조망을 계속 볼 수 있어서 그건 좋았다.

 

아우 쥐가 난다.

 

제발. 저 위가 무룡산이면 좋겠다. 

9시 37분. 

1,491m 무룡산에 드디어 도착했다. 

이제 향적봉까지는 8.4km 남았다.

근육이완제 한 알 더 먹고 다시 출발~

10시 20분.

트랭글에 나오는 1,420m 칠이남쪽대기봉(가림봉)에 도착.

 

앞에 보이는 저거 다 넘어가야 된다. 

 

1km 남은 동엽령은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지점 중 한 곳이다. 

 

 

이 더운 날 저기 왜 사람들이 앉아있나 싶은데 근처에 가면 바람이 정말 아~~ 진짜 시원하게 불어주는 곳이었다. 

 

여기가 동엽령 구급함 인증 지점이구나. 

실제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서 완전히 젖은 상의를 새로 가져온 옷으로 갈아입고, 아껴둔 물도 먹고 초코바도 먹으면서 잠시 쉬어본다.

 

 

남덕유산에서는 10.5km 왔고

향적봉까지는 4.3km 남았다.

 

 

 

 

11시 50분.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 지점 백암봉에 도착했다. 

아 덥다... 그런데 물이 많이 안 남았다. 

에너지겔도 이제 하나 밖에 안 남았는데...

 

덕유평전은 언제 나오는 거지...

오른쪽 저기가 덕유평전인가... 아닌가...

 

12시 8분. 향적봉까지는 1.6km 남았다. 

박정현 노래 미아가 생각난다.

가도 가도 끝없는~~~

이때쯤부터는 사람들 신은 신발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나처럼 중등산화가 아닌 트레일 러닝화 같은 신발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힘들어서 자꾸만 멈추게 된다. 

 

안녕 양지꽃~~

너도 다른 데서 본 애들보다 꽤 크구나.

여기 햇빛이 무쟈게 세다. 그치?

 

헉헉대고 멈춰서 뒤돌아서 찰칵~

 

가벼운 신발이 간절히 생각난다. 

 

저 봉우리들을 다 지나왔다니......

내 발로 걸어왔지만 믿기지가 않네.

 

 

 

이제 휘성 노래 안되나요 첫 소절이 떠오른다.

 

너무 힘들어요~~

 

뒤에 오는 아저씨 한 분이 걸쭉하게 욕을 하신다. ㅋㅋㅋ

 

아 진짜 힘드네. ㅋㅋㅋ

 

그래도 잠깐잠깐 시원한 바람속에 있으면 이런게 행복이구나 싶다.

 

하지만 아주 잠깐이라는 거 ㅋㅋ

무룡산부터 날벌레가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는데, 여기 1,594m 중봉은 날벌레들이 폭발할 지경이다. 

저 끝이 향적봉일까.

 

 

 

이제 보니 나는 고사목을 찍었는데, 웬 UFO 같은 날벌레들 천지네.

 

아후... 최대한 보폭 짧게 하고 조심조심 왔는데... 또 쥐가 올라오네.

 

거리가...... 보통 거리가 아니니까... 어쩔 수 없는 건가...ㅜㅜ

 

드디어 오른쪽에 향적봉 대피소인가?

 

 

12시 45분. 대피소 도착.

 

이야 살았다. 매점이 있네!! 브라보!!~

 

 

 

와... 살았다.

 

마라톤 하고 종주는 법으로 금지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키야... 구세주나 다름없네.

 

할렐루야!!~

 

정말 살면서 마셔본 오미자차 중에서 제일 맛있고 시원했던 오미자 차였던 것 같다.

 

이제 마지막 남았던 330ml 포카리스웨트와 여기서 산 생수와 오미자차까지 모두 드링킹 하고 충분히 쉬고서 마지막 정상을 향해 간다. 

 

 

아후... 잘 쉬긴 했는데...

이제 왼 다리도 쥐가 날 거 같다. ㅡㅡ

 

 

13시 08분.

시작한 지 대략 10시간이 조금 넘어가는구나. 

드디어 향적봉에 도착했다.

 

저기가 케이블카 인가 보구나.

대피소 아니었다면 아마 나도 완주 장담 못했을지도... ㅋ

대피소가 나를 살렸다. ㅋㅋ

하산 방향 구천동 주차장이 8.9km...

와 정말 장난 아니구나. 캬...

인증할 거 다 했고, 정상 찍었고

좋은 경치 많이 실컷 눈에 담았고

시간도 여유가 있으니까...

이제 천천히 조심조심 내려가보자~

잘 있어라 덕유산아~

잘 보고 간다~

가도 가도 계속해서...

끝이 없는 비슷한 내리막 길.

 

 

14시 14분.

정상에서 1시간 채 안 걸려서

백련산에 도착했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이 나오던 화장실에 들러서 세수하고 나니까 이제 등산 다 마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ㅋㅋ

 

종주는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백련사에서 덕유산 국립공원 사무소까지... 한참 아래에 있구나. 

 

구천동 어사길

4.9km 소요시간 1시간 40분.

으아... 멀기도 해라. 

그냥 바로 들어가고 싶지만...

들어가고 싶다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이 뒤로도 정말 기가 막힌 입수 포인트가 많았지만 그냥 다 패스~

 

대신해서 작년 지리산 뱀사골 계곡에 입수했던 때가 계속해서 떠올랐다. 

 

순간 이동으로 뱀사골 계곡에 들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ㅋ

 

 

정상에서 8.9km의 위엄은 정말 대단했다. 아... 멀고도 길구나...

 

이제 끝인가?

아니네. ㅋㅋㅋ

 

아직 많이 남았구나.

16시. 드디어 주차장 도착~

대략 11시간 산행했구나...

와... 끝났다...^^

 


p.s.

덕유산 육구 종주.

듣던 대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쥐가 나기도 하고 날도 덥고...

정말 힘들더군요..

너무 힘들어서 종주는 법으로 금지해야 되지 않나 생각이 들 때쯤 향적봉 대피소를 만났습니다.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더랬죠.

 

기가 막힌 조망과 경치도 실컷 봤지만 하산길도 너무 멀고 길어서 내려와서도 산행의 감흥보다는 힘들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이런 장거리 산행을 앞으로 계속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녀와서 이렇게 남긴 기록을 정리하면서 그때 그 순간을 떠올리다 보니... 아 정말 좋았네요. 정말 좋았습니다. 어떤 분처럼 욕은 안나왔고 대신 많이 웃었습니다. ㅎㅎ ^^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해 본 거 같기도 하고... 살면서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은 좋은 추억 만든 거 같습니다. 

 

이번달 말 지리산 성중종주는 마지막까지 고민 좀 할 거 같지만 아무튼 좋은 날 좋은 곳에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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