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설악산을 다녀왔습니다.
일시 : 9.27~28
교통 : 안내산악회, 다음매일 산악회 버스 이용 (양재 23:40)
코스 : 한계령 (03:00)~한계령삼거리~끝청~중청~대청봉~희운각대피소~천불동계곡~비선대~소공원~궁전식당 (B지구, 버스 탑승장소), 약 22km
시간 : 전체 약 10시간 (휴식 약 70분 포함)
인증 : 블랙야크 100대 명산 (대청봉)
블랙야크 백두대간 (한계령삼거리, 끝청, 희운각대피소)
후기 : 한계령에서 가지고 간 랜턴 불빛이 약한 건지 안개비에 가시거리가 3~4m 밖에 되지 않아서 알바도 몇 번 하고 초반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씀.
일기예보에 9시부터 화창하게 맑게 나왔는데 대청봉에 간 7시엔 완전 곰탕.희운각에서 공룡능선으로 8시 30분에 진입 시도했으나 허벅지 근육경련으로 포기하고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
많이 아쉬웠지만 천불동 계곡 또한 아름다운 볼거리가 많았고 내려오면서 계곡에 발 담그고 힐링하는 시간이 참 좋았음. 나중에 한계령 서북능선은 날 좋을 때 다시 와봐야겠고, 공룡능선도 다음에 다시 도전해 보기로 ^^
1. 운동기록 (트랭글)
2. 등산 코스
등산 경력이 어느 정도 되는 성인 남성 기준으로 오색에서 대청봉은 3~4시간, 한계령에서 대청봉은 4~5 시간을 잡습니다.
희운각에서 공룡능선 진입하면 5~8시간 소요된다고 후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보통 안내산악회에서는 새벽 3시 등산 출발 기준으로 8~ 9시에 공룡능선 진입하지 못하면 포기하라고 합니다.
오늘은 날머리 궁전식당에서 버스 출발이 17:30으로 넉넉하게 주어진 만큼 공룡능선 진입 마지노선을 9시로 안내받았습니다.
3. 사진 후기
11시 40분에 양재역에서 출발한 버스는 새벽 2시 25분에 한계령 휴게소에서 정차했습니다.
사실 출발할 때까지 들머리를 오색으로 할 지 한계령으로 할지 못 정했는데, 버스 안에서 고민하다가 한계령을 택했습니다. 어차피 날이 흐려서 대청봉 올라가도 일출을 보지 못할 거라면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을 타보자 생각했습니다.
결과론이지만 오색을 선택했었더라면 공룡능선 갈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날씨를 감안하지 못한 초행 코스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생각합니다.
대략 30~40명 정도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화장실 다녀오고 스트래칭 하면서 기다립니다.
날씨 어플 체크해보니 9시부터는 맑아집니다.
2시 58분에 차단기가 열리고 본격 산행이 시작됩니다.
초입부 경사가 상당합니다. 계단을 오르고 바위들을 오르고... 그저 앞 분들을 따라가는데 등력에 따라서 점점 간격이 벌어집니다.
우연히 앞에 가는 세 분을 따라가다가 저 먼저 앞서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오르막에서 누군가를 앞설때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공룡능선까지 염두에 둔 터라 조금 속도를 내봅니다.
산행 시작 약 1시간 10분
4시 8분에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
초반 경사도 급하고 안개비가 내려서 잘 보이지 않아 더 힘든 초반 산행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좀 더 쉬고 계시길래 혼자 앞서서 출발했는데 얼마 못 가서 길을 헤맵니다.
이런 표식이 도움된다고 후기에서 봤는데, 오늘은 거의 분간이 되지 않는 날씨였습니다.
결국 기다려서 뒤에 오시는 분들 먼저 앞서 가게하고 그 뒤를 따라가기로 합니다.
계속 혼자 였다면... 얼마나 알바했을지... 끔찍합니다.
초반 한시간 한계령 삼거리까지는 경사가 가파른 구간으로 특히 초반 30분이 특히 힘들었다면,
삼거리 이후 한 시간은 뾰족 바위들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화창한 오전시간에 등산했다면 암릉 넘는 재미라도 있었겠지만, 제가 가져온 랜턴 불빛은 약하고, 아슬아슬 뾰족 바위들 틈 사이로 안 다치려고 조심하느라 긴장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습니다.
5시 20분 쯤 제가 따라가던 일행분들이 더 쉬어가신다고 앞으로는 쭉 가면 된다고 앞서가라고 하십니다.
결국 혼자 앞서 가는데
그 뒤로 두 번 또 길을 헤맸습니다.
야간에 처음 가는 길은... 어후...쉽지 않습니다. ㅜㅜ
오감을 총동원하고 바짝 긴장해서 길을 찾아갑니다.
5시 50분. 슬슬 조금씩 날이 밝아짐을 느낍니다.
오늘 일출은 6시 16분인가 했던 거 같습니다.
6시 5분에 끝청에 도착했습니다.
날이 좋았으면 여기서 일출을 봤을텐데 아쉽습니다.
가을 산행복장으로 출발했는데 도중에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위아래 모두 여름 산행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끝청.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합니다.
가을 단풍이 시작됐습니다.
여기로 어디로 가라는 건지 잠시 당황합니다.
트랭글로 방향 확인하고, 왼쪽으로 올라갑니다.
올라와서 오뚝이명견 등산 리본 하나 걸어둡니다.
아... 이 높은 곳에 왔는데... 날씨가 아쉽습니다.
얼른 안개가 걷히기를 기대하면서 능선 단풍길을 지나갑니다.
6시 33분. 산행 시작 약 3시간 30분.
한계령에서 7.2km 왔고, 중청지나 대청봉까지는 1.1km 남았습니다.
6시 45분. 중청대피소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가방은 바깥 테이블에 놔두고 가벼운 차림에 경량패딩 챙겨서 대청봉을 갑니다.
정상으로 갈 수록 바람이 심하게 붑니다.
7시. 정확하게 산행 4시간 만에 대청봉에 도착합니다.
정상에는 스무 분 정도 있었습니다.
날이 안 좋아서 대부분 사진찍고 얼마 안 있다가 내려들 가십니다.
저도 초반에 힘을 많이 썼기 때문에, 금방 날씨만 좋아진다는 확신만 있다면 공룡능선 포기하고 여기서 기다리면서 조망 구경 할텐데... 금방은 좋아질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중청대피소에 내려와서 무릎보호대를 하고 다시 등산채비를 갖춥니다.
그런데 바로 오른쪽 무릎 주변 허벅지에서 쥐가 살짝 납니다. 가져온 근육이완제 한 알 먹고 출발합니다. 공룡능선 아... 갈 수 있을지...
7시 32분. 중청에서 다시 출발합니다.
원래 여기서 다 보여야 할 조망인데... 안개가 원망스럽습니다. 크.
오. 7시 45분. 조금씩 안개가 걷히려나 봅니다. 주위에서 탄성이 나옵니다.
안개 사이로 희끗희끗 용아장성이 보입니다.
실제와 사진은 갭이 큽니다.
공룡능선 방향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희운각 대피소까지 가는 길은 급경사 내리막입니다. 데크 계단이 몇 번 있고, 너덜길이 대부분이라 역시 조심조심해야 합니다.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조망 경관이 무척이나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이제 본 게임이 시작되나 봅니다.
감탄이 절로 납니다.
그러고 보니 날씨 예보가 기가 막히게 정확하단 생각을 합니다.
멀리 동해 바다도 보입니다.
저 아래 희운각 대피소 같습니다.
8시 15분.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하는 곳인데 저는 깜박했습니다.
잠시 쉬면서 저도 여기서 생수 500ml 두 개 3,000원에 샀습니다. 공룡능선을 가고 싶었거든요.
약수가 나오는 곳입니다.
여기서 물 담는 후기도 본 것 같은데,
공룡능선 생각하느라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저 여러 후기에서 봤던 곳들을 실제로 접하면서 아 여기가 거기구나 합니다.
다람쥐들이 사람 무서워하지 않고 여기저기 지나갑니다.
8시 24분 공룡능선을 향해 갑니다.
후기에서 봤던 갈림길입니다.
1시 방향 공룡능선으로 접어듭니다.
최소 8시간이 소요된다는 글을 보고 잠시 멈춤하고 고민합니다.
후기에서는 5시간에 주파한 분 후기도 본 거 같은데... 흠...
공룡능선은 중도에 빠져나갈 곳이 없다... 흠흠흠...
오색으로 왔으면 1시간은 줄였을 텐데...
아예 공룡능선 포기하고 그냥 대청봉에서 1시간 있으면서 안개 걷히길 기다릴 걸 그랬나..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데 발걸음은 이미 공룡능선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해발고도고 1094m
많이도 내려왔네요.
조망 터에서 다시 쥐가 납니다. 아...
결국 조금 더 가다가 오늘 공룡능선은 안 되겠다 포기합니다.
투구꽃. 지리산에서 본 녀석이죠.
그때도 다리 쥐 났었는데. 큭.
08시 40분. 산행 시작 약 5시간 40분.
다시 갈림길로 와서 맘 편히 천불동 계곡, 소공원, 비선대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해발 800대로 내려오니 계곡, 폭포들이 나타납니다.
맘 같아선 계곡에 바로 들어가고 싶은데, 갈 길이 멀어서 참습니다.
계속해서 아름다운 경치들을 눈에 담고 사진에 담고 있다 보니, 공룡능선에 못 간 아쉬움도 달래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걷다 보니 주왕산도 생각나고 월출산도 생각나고... 설악산은 종합선물세트입니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09시 30분. 양폭대피소입니다.
사진들이 예쁘긴 한데... 실제 감동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 같습니다.
시간도 많이 남았고, 천천히 구경하고 사진 찍고 천천히 갑니다.
대청봉에서 5.4km 내려왔고,
비선대까지 2.6km 남았습니다.
귀면암. 나무들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햇빛에 비친 물살이 참 아름답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아.. 표현의 한계를 느낍니다.
비선대에 왔습니다.
11시 40분. 너무 일찍 내려온 것 같은데...
일단 식당 가서 씻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12시 10분. 이제 다 내려왔습니다.
12시 26분. 나가면 바로 상가들이 있고, 버스 타는 곳도 있습니다.
천천히 걸어가자 생각하고 산악회에서 안내해 준 궁전식당까지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
12시 53분. 아까 입구에서 걸어서 한 25~30분 정도 온 것 같습니다.
안내받은 궁전식당에서 샤워하고 음식 먹고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p.s
날씨 보면서 설악산 일정을 두 번 바꿔서 연휴 시작되는 밤에 출발하는 일정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3시 퇴근해서 한의원에서 침 맞고 조금 쉬다가 아산에서 양재가서 버스 출발...
아 오늘 체력이 70점인데... 과연 괜찮을까 싶었는데 역시 공룡능선은 쉽게 도전을 받아주질 않았습니다.
안개비에 가져간 랜턴 불빛은 약하고...
기껏 고민해서 선택한 날인데 너무 잘못 선택했나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운악산도 설악산도 곰탕에 곰탕... 아쉽고 조금은 허탈했지만... 그냥 또 좋게 생각했습니다.
대청봉 정상 찍는게 어디냐... 그래 수고했다.
그리고 안개가 걷히면서 여러 기가막힌 조망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움 뒤로 묻고 계속해서 눈에 담고, 사진에 담고... 나중에 통일되면 북쪽 산들은 또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도 들더라구여.
원래 부터 금빛 불살을 좋아합니다.
아주 좋아합니다.
그냥 힐링되는 기분입니다.
오기로 공룡능선 진입했다가 포기한거는 잘한 것 같았습니다.
오늘 하루 기분 좋게~~~
자연 속에서 힐링하고 돌아갑니다.
설악산. 땡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국내여행 > 2023~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산CGV & 온양대온천탕 (2023 1003) (0) | 2023.10.03 |
---|---|
천안 밤 줍기 (2023 1002) (2) | 2023.10.02 |
영취산 장안산 (2023 0923) (0) | 2023.09.23 |
운악산 (2023 0919) (2) | 2023.09.20 |
낙지마당 동태탕 (인연) (2) | 2023.09.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