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마니산에 이어서 이번에도 천안 아산 지역산악회 산내들을 통해서 백덕산을 다녀왔습니다.
1. 위치 및 소개
백덕산 : 강원도 영월과 평창의 경계에 있는 산 (1,350m), BAC 100대 명산
2. 등산 코스
1코스 : 문재 ~ 먹골주차장
2코스 : 비네소골 ~ 먹골주차장
3코스 : 문재 ~ 비네소골
이번에 선택된 코스는 1코스 문재 ~ 먹골입니다.
3. 기록 (트랭글)
4. 사진 일기
지역산악회 산내들을 통해서 16인승 버스를 타고 백덕산을 간다.
꼬마김밥에 쌍화탕까지 운영진 센스가 아주 Good이다. ^^
진짜 벤츠였네. 오~
천안시청에서 약 2시간 반을 달려서 들머리 문재쉼터에 도착했다.
그런데 상당히 춥다. 으아...
주섬주섬 채비를 갖추는데 맨손이 아주 시리다 못해 아리기까지 하네.
하대장님이 다시 한번 등산 코스를 설명해 주신다. 우리는 오른쪽 문재터널에서 시작해서 정상 찍고 먹골로 내려온다. 대략 10km가 넘는 코스다.
횡성군 안흥면이면 여름에 공주님 데리고 왔던 곳인데 다녀와서 사진 올리면서 이제 알았네.
오늘은 상고대, 설화, 빙화를 아주 복합적으로 처음부터 꾸준히 볼 수 있었다.
들머리 온도는 대략 영하 10도인데, 시간이 지나고 산을 오를수록 기온은 더 떨어지고 있다.
햇빛에 반사되는 황금빛 얼음 사슴뿔 가지들이 아주 아주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줄지어서 앞사람 따라가다가 잘못하면 얼음뿔 가지들에 한 대 맞을 수 있다.
사주 경계하면서 조심조심 따라가야 한다.
몸통이나 하체는 그럭저럭 보온도 되고 통풍도 되고 하는데, 손끝과 발끝이 아주 아주 시리다 못해 아프기도 한다.
산행 시작 약 1시간이 넘어간다.
햇빛 잘 드는 여기서 잠시 쉬어간다.
와... 혁주 땡큐야 땡큐~~
파란 물감으로 칠해도 이런 색이 나올까?
확실히 추워도 뭔가 뜨끈한 게 들어가니 좀 낫네.
그러고 보니 완전 밖에 둔 것도 아닌데 내 물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 물도 얼기 시작하는 것 같다.
춥다.
매우 춥다.
20년도 더 된 군대 혹한기 훈련 때랑 10년 전 보스턴 혹한기 때가 생각난다.
25년 전에는 포천과 철원에서 군장 메고 능선을 탔는데, 오늘은 산내들 전우들과 함께 한다.
전선을 간다.
적막한 산하~
우리는 간다~
앞에 몇 분이 모여서 사진 찍길래 가봤더니 제대로 된 뷰 포인트다.
와우~
얼어 죽어도 여기선 사진을 찍어야겠다.
한참 온 거 같은데...
그래 한참 온 거는 맞는데...
정상은 아직 멀었다.
오르락 내리락은 없는데
그냥 추워서 손발이 시리고 아프고
안면에 쓴 보호 넥워머가 딱딱해지기 시작한다.
응달은 춥다.
나뭇가지에서 실로폰 소리가 나는 것 같다.
해가 중천에 떴는데...
얼음들이 녹지 않는다.
날이 추우니 초점 맞추기도 어렵네.
막판 스퍼트~
여기서 먹을거리를 꺼낼까 했으나 추워서 결국 패스~
정말 오지게 춥다.
이게 그 유명한 서울대 나무구나.
정상석 줄 기다리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어느새 줄이 길다.
후다닥 사진 찍고 바로 턴~
헬기장에서 후다닥 먹을거리를 꺼내는데
대부분 음식들이 얼었다.
물도 막걸리도 얼었다. 크아.
그 와중에 전이랑 곶감...
아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손 하고 발하고...
춥다.
매우 춥다.
이쪽 길은 또 눈이 많이 쌓였네.
사진이고 뭐고 그냥 조심히 내려가야겠다.
p.s.
손발이 시리고 얼얼하면서
이렇게 얼굴이 따가울 정도로 추운 날시에 산행은 처음 해본 것 같다.
100대 명산이지만 볼 게 없어서 인기가 없는 산.
그래도 이렇게 겨울에 눈 쌓인 뒤에는 그나마 사람들이 찾는 산인가... 잘 모르겠다.
한참 고행하듯이 걷다가 문득 생각이 든게, 그동안 내 맘속에 원망이나 미움 같은게 있었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한참을 또 걷는 중에
그냥 그런거 다 부질없구나~~하면서
스르르 조금 녹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하나둘씩 내려놓을거 내려놓고
비울거 비워내고서
내년에는 새롭게 하나둘씩 채워봐야겠다.
어쩌면 나에게 내년은
벌써 시작된건지도 모르겠다.
오늘 하루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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