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둘째 날, 회사에서 일찍 나와 용문산으로 향했다.
[용문산]
. 경기 양평군
. 정상은 가섭봉 (1,157m)
. 블랙야크 100대 명산
. 용문사는 가을 단풍으로 유명
. 경기도에서 화악산, 명지산, 국망봉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산
. 관광단지에서 오르거나 혹은 그 외 몇몇 코스들이 유명
. 안내산악회에서는 유명산과 연계해서 산행하기도 함.
. 미끄럽고 길이 험해서 욕문산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음.
. 다녀와 보니 등산 난이도는 중급 이상.
[산행 기록_트랭글]
등산화 깔창을 깜박하고 안 가져와서 평소보다 속도는 천천히, 최대한 안 다치게 집중하고 휴식시간도 넉넉하게 가짐.
[산행 일기]
전날 산행 계획 세우면서 여러 곳을 후보로 생각하다가, 오늘 새벽 출근하면서 정한 곳은 용문산이었다. 운전 시간 2시간에서 2시간 반, 그리고 등산 시간은 휴식 시간 빼고 4~5시간으로 예상이 돼서, 그 정도면 충분히 오늘 등산의 목적을 달성할 거 같았다.
승용차 주차요금은 3천원.
12시 50분 관광단지 앞 입구에서 찰칵하고 등산 어플 트랭글을 실행한다.
용문사까지는 1.5km
가족 나들이 오신 분들도 몇몇 눈에 띈다.
용문사 은행나무 방향으로 고고
안내도 다시 한번 봐주고
그래. 해탈한 마음으로 가보자.
저게 은행나무구나.
천연기념물 30호.
이런 저런 글귀들을 보는데 살짝 찡~하다.
여하튼 모두모두 잘 되게 해 주세요~
13시 15분.
주차장에서 대략 25분.
이제 본격적으로 가볼까나~
그래. 마당바위 쪽으로 가보자.
오잉. 바로 옆에 8월 26일부터 10월 말까지 마당바위 쪽 길은 막혀있으니 우회 등산로를 이용하라는 안내가 있네.
주 등산로가 아닌 보조 등산로 인가 보다.
등산로 정비는 되어 있지 않은 그냥 날것의 길인가 보다.
슬슬 땀이 난다.
그래 이제 10월부터 가을이라고 하자.
13시 53분.
주차장에서는 약 1시간, 용문사에서부터는 대략 30~40분 되는 초반 등산로가 상당히 가파르고 숨이 차는 코스였다.
하산할 때 이 쪽 코스는 피하는 게 좋겠다.
살짝 숨고를 시간을 주나 싶었는데, 또다시 암릉과 돌밭의 연속이다.
흠...
그래 천태산도 로프 많았는데... 거기 땡볕보다는 감사하다고 생각하자 ㅋ
이렇게 계단 2단으로 만들어주신 건 아주 감사한 일.
뒤돌아 보니 살짝 산 조망이 나온다.
그래 좋다.
로프도 많고~ 계단도 많고~
여기까지 자재들이 올라왔구나. 헬기로도 오는 거 같고, 직접 나르는 것도 있는 거 같고... 감사 감사합니다. ^^
14시 28분.
우와. 산행 시작해서 대략 1시간 반 만에 처음 보는 평상이다.
정상까지는 0.9km 라는데, 다녀와보니 실제는 좀 더 되는 거 같기도.
지도상 현위치 재확인하고 다시 숨고르고 정상으로 돌격!~
와. 진짜 여기 이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나? 안 나왔나? ㅋㅋ
그러고 보니 오르는 동안 나도 처음 듣는 다양한 의성어들이 내 귀에 들리더라. ㅋㅋ
저 위엔 뭐가 좀 나오려나.
그래 이거지.
14시 45분.
주차장에서 2시간이 채 안 된 시간, 이제야 제대로 된 조망을 처음 만났다.
저 위가 정상인가 보다.
아까 거기서 정상까지 9백 미터는 진짜 아닌 거 같다.
부디 많이 안 내려가기를.
으잇차~
으앗. 웁스!~
허이~차~
으아이~차
어이쿠~
와~
헛웃음이 절로 난다.
오뚜기 박달유격장에 다시 온 건가.
그래 이런 길도 좀 나와야지.
마지막 정상 앞둔 계단인가.
여기다가 짐 내려놓고 옷도 갈아입고 올라가자.
안녕 투구꽃.
저 위가 정상이구나.
15시 18분. 정상 도착.
주차장에서 대략 2시간 30분 걸렸다.
깔창이 있었다면 한 2시간 정도 걸렸으려나.
올라오는 동안 조망 터는 딱 한 군데 있었고, 왜 사람들이 욕문산이라고 하는지 조금은 알 듯했다. 개인적으로는 용악산 아닌가 싶기도 ㅋ
아무튼 정상은 멋지다.
왼쪽 군부대는 사진에 안 나오게 찰칵
15시 30분. 이제 내려가자.
룰루랄라 하면서 내려가서 아까 짐 놓은 곳에 도착해서 다시 옷을 갈아입고 주섬주섬 짐을 챙기는데... 왠지 허전하다.
허리에 차는 힙색을 정상에 놔두고 내려왔다. ㅜㅜ
내가 너를 구출하러 다시 왔단다.
아따 빡세다 ㅋ
먹고 갈까 그냥 내려갈까 고민하다가 경치 감상 오래 하려고 먹고 가기로 결정.
16시.
정상방향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다.
깔창 없이 내려가는 길은 천천히 더 조심조심~
계단 내려갈 때 처음으로 옆으로 한 발짝씩 내려가본다.
산에서 보내는 오후 4시, 5시 시간대는 엄청 귀하고 좋으면서도 위험한 시간이다.
충남 가야산에서 고생했던 것을 잊지 말자.
아까 여기까지 올라왔던 코스는 너무 가파르고 위험하다. 다른 코스로 내려가자.
이쪽은 또 엄청 미끄럽네.
17시 27분.
본격 등산을 시작했던 사찰 등산로 입구까지 내려왔다.
올라갈 땐 사람 많아서 제대로 안 봤는데, 다시 보니 새롭네.
물소리 참 듣기 좋다~
용문산/. 욕문산. 아니 용악산.
힘들어서 욕 나온다 하면 어쩔 수 없는 거긴 한데. 그냥 웃자 웃어. 허허허 하고.
잘 보고 간다.
즐거웠다.
잘 있어라 용문산~
p.s.
어렵고 복잡한 생각이나 걱정들은 산에 가서 비우고 내려놓자.
어차피 걱정한다고 어디 달라지더냐.
힘들면 힘든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있는 그대로 반응하고 이 시간 이 순간 즐기면 되지 머.
빡세도 시간은 간다.
오늘도 좋았고, 내일도 좋을 거야.
감사한 하루. 고마운 하루.
땡큐 용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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