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2025~2026

원적산/천덕봉 (2025 0406)

by 오뚝이 명견 2025. 4. 6.
반응형

 

원래 가려고 했던 산들이 모두 입산 통제가 되어서, 그간 맘속에 후보지로 생각만 해뒀던 이천의 원적산으로 행선지를 바꿨다. 

 

원적산 :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경사리 (블랙야크 100+)

주차 : 이천 산수유마을 (백사면 원적로 775번길 17, 무료)

 

 

주말 오전 10시 20분 도착

주차장이 슬슬 차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원래 이곳 산수유축제는 지난주였다고 확인했는데, 2월 한파로 인해 최근 꽃 피는 속도를 보면 지난주는 별로였을 거 같다. 오히려 이번 주 그리고 다음 주가 더 나을 거란 생각도 든다. 

 

산수유 군락지 방향으로 따라간다. 

 

저기 눈앞에 보이는 게 원적산이겠지.

 

 

산수유 마을에서 육괴정, 낙수제, 그리고 원적산으로 가면 된다. 

 

주차장에서 약 20분 정도 꽃 구경, 나무 구경, 사람 구경하면서 슬슬 여기까지 왔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1.55km 남았다. 

 

아무 생각없이 왔는데, 나중에 돌아갈 때 다시 돌아가면서 이 글귀를 보니 여기 산은 혼자 보다는 둘이 낫고, 여럿이 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머 어쩔 수 없지. 혼자도 괜찮아 좋아. ^^

 

 

낙수제.

 

폭포라는데 구색만 겨우 갖춘 모습.

 

 

슬슬 가팔라진다.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천천히~

 

 

꽃도 보고 사진도 찍고,

느긋하게 천천히~~ 가자.

 

근처에 군부대 사격장이 있다고.

 

 

정상 도착.

대략 주차장에서 한 시간 정도 걸렸다.

 

360도 조망이다. 

 

 

곤지암.

천덕봉 가는 방향

 

 

내려가시는 어느 산악회 분들.

 

 

천덕봉찍고 되돌아오시는 분들.

 

 

1~2분 고민하다가

컨디션과 발바닥 상태 확인하고,

저기는 다녀올 수 있겠다 판단.

나도 가보자.

 

 

역시 쉬엄쉬엄 가보자꾸나.

 

 

평소보다 살짝 페이스를 늦추고,

말 그대로 산을 음미하면서 걸어간다.

 

어르신들 어느 산악회에서 오셨나 보다.

창수야~ 창식아~ 같이 가자

어른들이 친구들 이름을 부르니 그냥 나도 모르게 왠지 미소가 지어진다. 

기분이 좋고 정겨운 모습.

 

누군가의 아버지고, 어머니고, 할아버지 할머니 시겠지만 그분들도 50년 60년 전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들 만나면 다 동심으로 돌아가겠지.

 

나도 그런 걸 머.

 

계속해서 들리는

창수야~ 창식아~

 

나도 속으로 내 친구들 이름을 되뇌어 본다~~

 

 

오며 가며 들리는 말 중에는

여주 아웃렛 가자는 대화도 곧잘 들린다. 

 

올라올 땐 더웠는데, 능선에선 바람이 솔솔 분다.

그래서 그런가 바람막이 사러 가자는 대화만 세 번째 들린다. ㅋㅋ

 

 

천덕봉 사진은 역광으로 글씨가 잘 안 보인다. 

 

 

천덕봉 정상도 개활지다. 

 

 

곤지암 방향일까 싶다. 

 

 

나도 청학산인 형님처럼 여기 앉아서 이 조망을 안주삼아 막걸리를 마셔본다. 

 

아 좋다~~ 좋아~~

 

은근히 바람이 거세다.

이제 내려가자. 

 

산이 좋은 이유 중에 그냥..

이런 길이 난 참 좋더라.

 

그냥 길이 좋다. 

 

무한도전 길 말고. 

그냥 길

 

 

그러니까 대학 후배 길기평이 생각나네.

 

짜식 뭐 하고 사나.

 

잘 살겠지.

 

 

젊은 20대 여자분들 세 분 정상 사진 찍어달란 부탁 들어드리고 하하 호호 청량한 웃음소리를 선물로 들었다. 이어서 40대 커플 두 분 사진도 찍어드리면서 내가 나서서 포즈 좀 여러 개 지어보시라 웃어보시라 말씀드려 봤다. 30대 40대를 거의 숨어 살고 움츠려 살았던 나도 산 타면서 어느새 예전 20대처럼 넉살 많이 늘었네. ㅎㅎ

 

 

 

어느 이웃분의 원적산 등산 후기를 보고 알았었다.

아마 경기도의 알프스란 별명도 있다고 했었지. 

 

그리고 산수유 만개하는 3월 말 4월 초 중순에 가는 게 좋겠다고 기억해 놨었는데, 올해 이렇게 와보는구나.

 

오길 잘했다. 

 

 

이제 갈까~

 

내려가면서 친구들이 생각나서 전화 걸어봤다. 12시 넘었는데 아직까지 자는 녀석도 있고 ㅎㅎ 안 받는 녀석도 있고, 또 즐겁게 받는 친구도 있고... 다 좋다.  또 때마침 뭐 하냐고 물어봐주는 친구도 있어서 전화 걸어보고... 땡큐 땡큐

 

아버지도 산에 가셨나 싶어 전화드렸더니, 아버지는 교회 다녀오셨다고. 

 

맞다. 얼마 전부터 아버지께서 다시 교회를 나가신다고 했었지.

 

예전에 내가 집사 직분도 받고, 성가대장도 하고 그럴 때 아버지께 교회 나가시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서 이제는 전세가 역전이 됐네. ㅎㅎㅎ

 

다 때가 있겠죠. 머. ^^

 

 

갖고 있던 스틱들이 이렇게 저렇게 다 부실해졌다. 

 

문득 나도 친구가 알려줬던 탄탄 스틱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려오는 길에 갑자기 지인 통해서 여자분 소개를 받았는데, 나이 차이도 나고, 키도 너무 크신데... 너무 미인이신데??? 스튜어디스 같으신데? 엥?  이분이 왜 나를???

 

나 돈 없는데 ㅎㅎ

 

일단 지금은 하산부터 하고.

이따가 연락해 보자.

 

경치 구경하면서 

여러 가지 상념에 빠져서 터벅터벅 내려간다. 

 

 

 

벌님도 꽃님도 제각각 바쁘시군요.

각자 할 일을 하는 거겠죠.

 

 

13시 10분. 주차장이 꽉 찼구나.

 

 

대략 3시간 채 안 걸렸구나.

 

산수유 막걸리 하나 사고 이제 복귀~~~

 


p.s.

 

이천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몇몇 집은 모두 줄이 너~~ 무 길어서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었다. 

 

결국 그냥 아산 탕정에 와서 뼈다귀 해장국으로~

 

밥 먹고 생각나서 소개받은 분 카톡으로 연락을 드려봤다. 

 

그런데 바로 카톡 연결되자마자...

 

혹시 아이가 있으세요???

 

 

아이 없는 돌싱인 줄 알았다고.

죄송하다고 ㅋㅋㅋ

아 네. 

남은 주말 시간 즐겁게 보내세요~^^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이

1~2분 사이에 끝~ ㅋㅋㅋ

 

그래. 다행이다. 

 

우리 공주님 보고 싶네...

전화나 해볼까...

뚜뚜뚜~~~ ㅋㅋㅋ

 

 

그로부터 세 시간 뒤

우리 공주님은 남자 친구 만나러 가는데

용돈 좀 달라고 연락이 왔다 ㅎㅎㅎ

 

 

오늘 하루 감사한 하루.

 

능선에서 눈이 호강했던 하루.

 

즐겁고 재밌었던 하루.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반응형

'국내여행 > 2025~2026'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령산 (2025 0415)  (2) 2025.04.15
덕항산 (2025 0412)  (2) 2025.04.12
용봉산 (2025 0325)  (0) 2025.03.25
진악산 (2025 0322)  (0) 2025.03.22
백운산 (2025 0308)  (0) 2025.03.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