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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3~2024

월악산 (2023 1022)

by 오뚝이 명견 2023.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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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2일 월악산을 다녀왔습니다.

 

일시 : 2023.10.22
월악산 : 충북 제천시 덕산면 미륵송계로 1647 (1097m), 100대 명산

유래 : 달이 뜨면 영봉에 걸린다 하여 '월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특징 : 보덤암 코스로 원점 회귀했는데, 정 악 소리 나는 힘든 코스였습니다. 날씨도 그렇고 개인 컨디션도 별로고... 계단도 많고... 어찌나 오르락내리락이 많던지... 게다가 중간에 고소공포를 자극하는 아찔한 계단까지... 오늘 산행은 개인적으로는 역대급으로 힘든 산행이었습니다. 


1. 위치

 

방위상 북쪽에 충주호가 있고, 보덕암도 북쪽에 있습니다. 

 

 

2. 등산 코스 및 주차 

보덕암 코스는 북쪽에서 시작해서 남쪽으로 하봉, 중봉을 거쳐서 정상 영봉으로 오르는 코스입니다. 

월악산 보덕암 (네이버 주소)

충북 제천시 덕산면 후청골길 225

 

지도에서 보다시피 수산교에서 약 2.2km가 걸림. 그래서 평일에 가거나 주말 일찍 가야 함

 


3. 기록 (트랭글)

추웠습니다.

 


 

4. 사진 일기

 

오래간만에 야근도 많이 하고, 주 7일 근무를 했더니, 몸은 힘든데 정신적으로 쉼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힘들어도 산을 다녀오자고 마음먹고 부랴부랴 찾은 산이 월악산이었다. 그리고 이왕 땀 뺄 거 아무 생각 없이 몸을 고되게 해 줄 산으로 월악산을 선택했는데, 아주 호되게 당했다. 

 

8시에 도착했는데, 바로 내 앞에서 만차.

택시 기사님이 손으로 X자를 그어서 더 못 올라간다고 옆에 숲길에 차를 대라고 하신다. 

 

등산로 입구에는 대략 2~3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화장실도 있다. 

신륵사 코스가 최단 코스이긴 한데 별로 볼 게 없다 했고, 지금 가는 보덕암 코스가 가장 힘들지만 뒤로 충주호 조망이 아주 빼어나다고 후기에서 봤다. 

보덕암까지는 0.1km, 정상 영봉까지는 4.1km

 

보덕암은 생략하고, 바로 왼쪽 영봉으로 향했다. 

4~10월은 4시~14시

11~3월은 5시~13시까지 입산이 가능하다.

얼마 안 가서 바로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누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했던가.

 

여기 가을 단풍도 멀리서 보면 예쁜데, 가까이서 보면 이미 단풍철이 지나가고, 어느새 겨울 준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산행한 지 약 20분.

어후~

초반부터 가파른 경사가 계속 이어져서 

시작부터 가쁜 숨을 몰아쉬게 된다. 

지구과학 선생님께서 좋아할 만한 암석들

 

9시. 산행 시작한 지 대략 50분 되나. 

영봉까지는 2.5km

 

아침 기온 2도에서 등산을 시작했는데 날이 쌀쌀하고 바람도 꽤 분다. 

 

찾아본 후기에서는 정상까지 대략 3~4시간 걸린다 했고, 왕복하면 5~6시간 걸린다 했다. 

 

그리 먼 거리도 아니고, 대략 5시간이면 왕복이구나 해서 그냥 조금 힘들겠지 했는데... 와... 초반에 그늘진 오르막 오르는데 아주 아주 꽤 힘들었다.

하봉 가는 길에 신규 탐방로가 설치됐다는 안내문. 돌아가지 않고 직선코스네.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단 하나하나 폭도 넓고, 왠지 오늘 허벅지 털릴 거라는 슬픈 예감이 들기 시작한다. 

슬슬 나무들 사이로 충주호가 보인다. 

제발 저 위가 하봉이기를.

사람 소리가 들린다. 

제발~

등산 시작한 지 1시간 5분 정도.

드디어 하봉에 도착했다.

후기들마다

하봉 뷰가 가장 좋다고 했었는데,

정말 끝내주는 조망이었다. 

 

뷰 포인트에서 일행분들이 계속 사진을 찍고 계시고, 날도 추우니까 다시 돌아와서 사진 찍으면 된다는 생각에 서둘러 다시 앞으로 향한다.

 

멀리서 찍을 땐 그냥 멋있다 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아......

출렁다리도 아닌데...

후......

어떤 분은 다리 중간에서 사진도 찍던데, 난 도저히 그럴 엄두도 안 났고, 그저 무섭기만 했다. 

 

나도 모르게 으... 하는 소리가 나고 살짝 자세를 낮춰서 한 번에 건너갔다. 

건너고 나니 이따가 여기로 다시 돌아온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동화 마을 같다. 

동화 마을은 운문산이 짱이었는데.

 

 

예쁘고 멋지다. 

 

뒤를 돌아봐도 멋지다. 

 

좋다.

좋다.

 

그런데 앞으로 가는 방향에 오르락 내리락이 계속 나온다. 

하늘이 새파랗다. 

이런 색은 보고 또 봐도 또 보고 싶다. 

계단이 정말...... 많다.

힘들게 올라와서 뒤를 돌아보면 새파란 하늘과 충주호 조망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힘든데 좋은 이상한 미소가 지어진다.

 

그나저나 날이 꽤 쌀쌀하다. 면역력 테스트하는 산행 같다. 부디 자고 일어나서 멀쩡하기를.

 

산행 시작하고 대략 1시간 40분 정도 걸렸나. 중봉에 도착했다. 

시간은 2시간도 안되는데, 체력 소모로는 서너 시간은 지난 거 같다. 

참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리본이겠지만,

굳이 나까지 동참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이제 영봉까지는 1km.

문득 이 힘든 길을 다시 그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이 뒤로 계단들이 계속 나왔는데

고소공포증으로 사진 찍을 엄두도 안 나고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한 번에 올라갔다.

그러다 보니 허벅지가 그냥... 터지는 줄 알았다. 

미안하다 허벅지야. 

 

산행 시작하고 대략 2시간 반.

드디어 영봉에 도착했다.

 

그런데, 정상 인증 대기줄이 꽤 길고

건너편에도 사람이 많이 보인다. 

10시 55분.

정상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바로 내려가기로 했다. 

후...

심호흡 한 번 하고

바로 고고고

하산하는 건데 하산하는 거 같지가 않고

새로 산을 몇 개 더 타는 기분이다. 

여기서 잠시 쉬어간다. 

피곤하고 날은 춥고, 오늘 영 컨디션이 별로다. 

 

체력 봐가면서 산을 골랐어야 했는데......

문득 천안 망경산이 떠오르는데, 오늘 하루 망경산 5번 이상 타는 기분이다. 

 

그나마 여긴 조망이 좋아서 다행이다. 

 

 

이쯤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가 엄마랑 산행을 하다 나와 맞닥뜨렸다. 

절로 감탄이 난다. 

5학년이 이 힘든 산을... 와....

가지고 있던 포도당 캔디 하나를 엄마에게 건네드린다. 

 

뒤돌아서 가다가 이거 아동학대급 아닌가 싶다가... 혹시 아이가 무슨 국가대표 노리는 체육 하는 선수 아닐까... 그래서 훈련하는 건가... 별별 생각이 잠깐 떠오르는데, 그마저도 내가 숨이 가쁘고, 허벅지 틸틸 털리는 기분에 금세 잊혀 간다. 

 

11시 30분. 다시 중봉에 왔다.

산행 시작한 지 3시간이 넘어간다.

체감상으로는 4시간은 훌쩍 넘은 거 같은데.

오르락내리락... 정말 힘든 산이다. 

고소공포증이 있다 보니 더 힘든 거 같다. 

 

그래도 이 조망은 봐도 봐도 좋다.

 

 

 

계단이 너무 많다.

이 많은 계단 설치하는 것도 보통 힘든 게 아니었을 텐데......

몇십 년 지나면 다시 보강해야 되려나?

 

아까 처음으로 공포를 안겨준 곳

12시. 드디어 다시 하봉에 왔다.


p.s.

오늘 정말 힘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힘든 산행은 백악산 갔을 때였는데, 그때는 제가 음료수를 준비를 못해서 힘든 거였고, 오늘은 산 자체가 주는 난이도가 제게 꽤 버거운 곳이었습니다. 

예쁜 산은 그대로인데, 오늘은 컨디션 생각 안 하고, 너무 자만해서 나선 산행 같습니다. 

 

작년에는 10월 초 운장산 다녀온 뒤로, 다섯 달을 산에 못 갔었습니다. 

앞으로는 한 달 이상 산을 못 가는 일 없게 컨디션 조절 잘해야겠다, 산 앞에서 겸손해야겠다. 옛날 20대 몸이 아니다. 그러다 큰코 다친다. 여러 다짐들을 합니다.

 

 

오늘 하루 참 많이 고되고 힘들었지만,

무사히 어디 안 다치고 아픈데 없이

잘 다녀와서 감사한 하루입니다. 

 

다녀온 산 중에 보통 다른 산들은 또 가고 싶고, 다른 코스로도 가고 싶고 그런데, 월악산은 아마도... 특별한 일 없으면 오늘 하루 다녀온 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 같습니다. 

 

그래도 좋은 추억 남겼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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